처음이자 마지막(일지모르는) 백패킹
가고싶다, 백패킹..... 속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아는 선배가 다른 후배에게 '백패킹갈래'라고 묻는 걸 훔쳐듣고는, '나도 데려가요'라고 외쳤다는, 아주 기가막힌 기회)로 백패킹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제대로된 장비도 없고, 배낭도 꾸릴 줄도 모르지만, 일단,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뭣 모르고 출발. 짐싸는 것부터 난관. 다행이 1인용 텐트는 빌렸으나, 텐트를 넣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미 35L 배낭은 미어터짐. 이 모양으로 침낭고개가 빼꼼히 나온 채로 고속버스에 실림. 오늘의 캠핑지는 속리산. 봄날의 한적한 농촌 들녘을 지나, 초록초록한 숲길을 지나, 한참을 올라갔는데도 아직 산행 중. 이미 시간은 6시를 넘어가고(해도 넘어가고) 선두는 길을 잘 찾지 못하고(후미에선 힘들다고 방언이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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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a.k.a 김밥홀릭인증)
옛 핸드폰 카메라 사진 폴더를 열었다. 나이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더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들여다보고 있다. 신기하게도, 풍경 사진만 보면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앞뒤로 찍힌 음식 사진을 보면, 딱, 어딘지 기억이 났다. 나이들면, 식탐만 늘어난다더니... 2년 전, 어느 초 봄, 지인들과 북한산 둘레길을 다녀왔다. 뒷동산 가는 마음으로 걸었던 둘레길. 하지만 나는 이날도 도시락을 바리바리. (도시락 먹으러 산에 가는거 아닌가요!!!!???) 무려 김밥까지 싸들고. (이때도 김밥을 쌌었구나. 비주얼은 지금보다 나은것 같기도...) 그날의 사진을 보면서, 식성이 그리 바뀌지 않았음에 다행, 아직도 산엘 갈 수 있는 체력(+무모함)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 그날 함께 했던 지인들과 최근엔 자주 못봤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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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유전자
엄마는 걷기를 좋아한다. 나도 걷기를 좋아한다. 근데, 이제껏 살면서 함께 걸은 적은 별로 없었다. 엄마는 엄마대로, 나는 나대로, 그렇게 각자 걸었고, 각자 살았다. 엄마는 아프고 나서부터 더 악착같이 걸었다. 운동을 목적으로, 체력을 이유로, 무언가 잊기위해서, 엄마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 대부분의 시간동안 나는 엄마와 함께했다. 주중엔 퇴근하고 오는 나를 기다려 집 앞 공원을 걷고, 주말엔 서울 시내를 구경가거나, 외곽의 걷기좋은 길을 찾아다녔다. 처음엔 별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었다. 너무 많이 떨어져 지냈고, 너무 다르게 살아왔다. 엄마가 아픈 것이 우리를 힘들게 했고, 엄마가 힘들지 않은지를 체크하며 묵묵히 걸어갈 뿐이었다. 걷는 시간이 쌓여서 일까. 엄마 몸상태가 조금씩 호전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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