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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노동세상

산에 가봐라, 어리석었던 네 모습이 보이리라 (전투적 설악산 등반기) 산을 1박으로 간다는 것은, 불과 5년 전 만해도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높디 높은 산은 그냥 눈으로 보면 되지, 굳이 힘들여 올라갔다가 다시 무거운 다리를 끌고 내려와야 하는 쓸데없는(?) 일을 왜 하는지, 또 사람들은 왜 그렇게 등산에 열광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나에게도 우연찮게 지리산에 갈 기회가 찾아왔다. 게다가 1박 3일의 빡센 일정이었다. 힘들것이 뻔히 예상되었지만, 전부터 꿈꾸었던 지리산에 대한 열망으로 나는 처음으로 등산화를 사 신고 이를 부득부득 갈며 악착같이 올랐고, 다리의 감각이 없어질 때쯤 나는 새끼발톱 두 개가 몽땅 빠진 채, 땅을 딛고 서있었다. 내려오는 절반은 얼굴에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되었었다. 생각하기도 싫었다. 더 이상 산에는 가지 않을 것 같았.. 더보기
[사진첩] 너는 그 날의 햇살 너는 살벌하게 얼어버린 땅 속에서 한 움큼의 힘을 차곡차곡 품을 때에도 숨 막히는 흙 울타리를 기어코 뚫어내 망울 틔울 때에도 그저 하나의 풀이 아니다. 시들어 버릴 꽃이 아니다. 힘들여 해낸 자만이 알 수 있는 환희 거친 눈보라를 견뎌낸 자만이 알 수 있는, 그 날의 햇살이다. 사진· 유 균 / 글· 온더무브 (월간 노동세상에 엄연히 저작권이 있답니다.) #. 가장 열심히 썼던 글이었다. 그래서 제일 마음에 든다. 사진도 처음 봤을 때부터 오감을 사로잡았다. 남들은 '희망'이 단지, 라면봉지 뒷면에서 희망소비자가격 따위로 찌그러져 있는 단어라 할지라도, 그것을 놓치고 있지 않은 내 모습이 기특해 보이는 날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거친 눈보라를 견뎌내고 있나보다...;; 더보기
[사진첩] 알알이 맺을 그날을 꿈꾸며 한 낮 거칠 것 없이 쏟아지던 태양은 찹찹하게 대지에 스며드는 개울물의 기운에 한 풀 꺾인다. 나는 흘러간 봄에 대한 먹먹한 추억을 꺄울대는 아이들의 웃음과 함께 흘려보낸다. 그래. 아이는 그렇게 새까맣게 타는 줄 모르고 첨벙첨벙 꺄르르 뛰어놀 때에도 자라고 있었다. 알알이 맺을 그날을 꿈꾸며. 사진·문병호 / 글·온더무브 월간노동세상 #. 아.. 물놀이 가고 싶다... 더보기
[사진첩] 꿈이 시작되는 길 "자네가 마중 나올 줄 몰랐네" 왼쪽 길이든 오른쪽 길디은 상관없어 그곳에 당신이 있다면, 그 길 너머 꿈을 그릴 수만 있다면 "이 길 거닐 때면 언제나 저 멀리 당신은 제게 달려오고 있죠" 꿈은, 어느 쪽이든 정처없이 내달아도 언젠가 다시 모이는 이 길과 같은 것 열십자 한 복판 - 너와 나 마주서다 다시 꿈이, 시작되다 사진_문병호 / 글_최민선 2008년 2월호 #. 참, 여러번 봤던 사진과 글이다. 마음에 들었다. 열십자 한 복판에서 정말 그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 너머로 가다보면, 꿈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다. 더보기
[사진첩] 쩌렁쩌렁 쩌렁쩌렁, 쉬어빠진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는다 얼씨구나, 조오타 깔깔껄껄, 세상의 시름도 싸구려 농에 녹아낸다 절씨구나, 쿵짝 이 순간 만큼은 거짓일지라도 웃어보자 거짓처럼 울어도 보자 월간 노동세상 2009년 7월호 사진. 여영훈 글. 온더무브 #. 부릴 줄 아는 몇 안되는 기교로 후리는 몇 자의 글. 순간의 감상으로 다른 이의 마음까지 후리겠다는 것은 정말 도둑놈 심보일게다. 쓰면 쓸수록 얕은 감상이 탄로날까 두려울 따름이다. 더보기
[사진첩] 이눔아 이눔아, 새벽부터 인나서 만날 밭이나 갈고 제대로 멕이지도 몬했는데... 니눔 애미 덕분에 아들 공부시키고 인자는 니눔 덕분에 이만치 안 굶고 사는데... 니 그래 팔고 나믄 언제 새끼 키워가 빚 갚겠노. 인자는 농사도 안 지을란다. 이래 사는 게 사는 기가. 사진 유균 / 글 씨앗의 품 월간노동세상 #. 한창 미친소 수입으로 온 세상이 들썩일때, 착찹한 마음으로 썼던 글인 듯 하다. 지금 봐도, 웬지 슬퍼지는 장면이다. 더보기
[사진첩] 풍경 풍경 숨 몰아 쉴 겨를도 없이 내질러 온 길 끝, 처마 밑. 고요히 나를 기다리는 풍경. 그리고 멈춰진 시간. 그렇게 잠시, 세상을 놓아두었다 사진_문병호 / 글_씨앗의 품 #. 작년 이맘때였었나.. 노동세상에 실린 내 글. 또, 그 계절이 돌아오고 있구나. ##. 이 모든 것의 저작권은 월간 노동세상에 있답니다. 아시죠? 더보기
나, 노동세상 읽는 여자야~ 어느날 늦은 밤, 약속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지하철 안. 내 옆자리 앉은 아저씨 한 분이 다짜고짜 말을 거셨다. 아저씨: 아니, 그게 진짜 사실이예요? (눈을 똥그랗게 뜨며, 큰소리로) 나: (깜짝놀라 아저씨를 쳐다보며) 네엥~~~? 아저씨: 아니, 그게 사실이냐고.. 나: 뭐 말씀 하시는지.. (이 아저씨가 술을 자셨나.. 킁킁~ 술냄새는 안나는데.. =.=) 순간 나는 아저씨의 시선이 내 손에 들려진 잡지를 향해 있음을 알아챘다. 아저씨: 아까부터 옆에서 봤는데, 그 기사에 나온 얘기가 사실이냐고요. 아저씨가 곁눈질로 훔쳐(?)보신 기사는 바로 이거 였다. "동네 우체국 지키자" 33만번 '클릭' "동네 우체국 지키자" 33만번 '클릭 지식경제부공무원노조 UCC공모전 홍보효과 만점 지난 8월2.. 더보기